2. 구엘 공원




「구엘 공원」의 중앙에 자연이 만든 무대, 자연의 광장(Plaça de la Natura)이 있습니다.
이 곳은 자연이 완벽한 반사판이 되어주고 있는 공연장 같습니다. 널찍한 광장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광장 가장자리를 감싸며 길게 뻗어 있는 벤치에는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빈자리가 거의 없습니다. 뒤로는 「구엘 공원」의 돌 벽면이 있고, 앞으로는 바르셀로나가 한눈에 보이는 테라스가 있습니다.
광장이면서, 테라스와 같은 구조이지요. 뒷쪽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앞으로는 탁 트인 풍광을 자랑하며 지중해가 펼쳐집니다. 풍수 지리학이 있을리 만무한 19세기의 바르셀로나지만, 어쩌면 그렇게 풍수적으로도 완벽하게 해냈는지.. 아래층은 다주실이고 86개의 돌기둥들이 공원 중앙을 차지하는 자연광장과 벤치를 떠받혀 주고 있습니다.


자연의 광장 전체모습
6) 그리스 풍 다주실 Sala Hipostila




윗층의 자연의 광장에서 내려오면 다주실(Sala Hipostila 기둥을 많이 세운 홀)이 있습니다. 가우디가 건축 당시, 주거 단지내 상점으로 사용하기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지어진 것이라 하네요. 형태는 기둥 사이의 비워진 공간에 상품을 구매하는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만든 곳인데, 현재에는 그냥 비워진 채로 남아있습니다.
반지하 형태의 공간이구요, 기둥의 간격이 다소 좁고, 내부는 어둡기까지 합니다. 상부는 위에서 소개한 것 처럼 자연광장의 벤치가 둘러싸여 있습니다. 무심히 보면 그냥 비워진 공간인데, 기둥과 천정면을 보면 가우디는 건축을 수공예품 취급하듯 정성을 다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외관상 주열의 배치에서 기둥 상단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기둥 하단부의 원형 석재, 상단부의 세로줄이 있는 기둥, 주두의 장식, 그리고 화반모양으로 돌출된 부분들도 아름답게 마감된 모습입니다.



기둥들이 받치고 있는 다주실의 천정에는 화반 모양으로 돌출된 모자이크 장식이 있는데, 스페인의 상징인 태양을 표현한 것이라 하네요.



당초에 전원주택 단지의 시장을 염두에 두고 지어진 다주실은, 무려 86개의 기둥들이 받히고 있어 마치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합니다. 도리아식 기둥의 직경을 크게하고, 반대로 세로줄의 수는 줄였으며, 기둥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주두를 크게 만들고, 주두들의 사이사이 오목한 공간은 모자익 천정으로 장식했습니다. 기둥의 간격이 좁기도 하고, 기둥의 크기가 큰 이유는 천정면의 조형적 형태를 고려했기 때문이라 합니다.



「구엘 공원」 입구 쪽에서 바라본 다주실의 모습입니다. 계단 중간에 있는 모자익 타일 장식은 가우디가 유년시절, 자연 속에서 지냈을 때 즐겨 보았다는 도룡뇽이 아니라, 신화 속의 용을 나타낸 것이라 하네요. 용이 있는 계단(The staircase and the dragon) 넘어 다주실이 펼쳐져 있구요. 사람들이 가장 많고, 사진도 많이 찍고,북적이는 장소이기도 하지요.


계단에 있는 분수는 「구엘 공원」을 더욱더 활기차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상에 떨어진 빗물이 모이면 세라믹 재질로 된 용의 입으로 토하듯이 나오게 되는데, 이 역시 아폴로 신에 의해 죽임을 당해 매장된 용이 땅속에서 물을 지키고 있다는 그리스 신화를 재구성한 것이라 하네요. 살아있는 듯 꿈틀거리는 용의 형태는 반짝거리는 색색의 타일 조각들과 태양 빛을 쏟아내는 물줄기로 인해 더욱더 생생하게 보입니다.


용의 분수가 있는 계단에서



평소 그리스 신화에 관심이 많았던 구엘 백작의 요청으로 지어진 다주실의 전경은, 곡선의 활기찬 조형감과 함께 타일 조각의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면서 가우디의 독창성과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계단은 두 갈개로 나눠지다가 각각 또 다른 계단으로 이어져 있어, 형태적으로나 장식적으로 바로크적이라고 평가될 만큼 역동적인 구성을 하고 있구요. 계단 양쪽의 둥근 벽 표면은 짙은 색과 옅은 색을 번갈아 배치한 타일 조각들로 덮여 있습니다.
가우디는 고대 그리스 신전 건축이 가지고 있는 장식과 색채가 자신의 건축에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줍니다. 그리스 신전은 형태만으로도 장엄함과 통일성을 달성하지만, 그것에 사용된 색채로 인하여 형태는 더욱 명확해졌다고 본 것이지요.
7) 정문 좌우에 있는 두 건물



정문 쪽으로 일곱 난쟁이가 살것 같은 앙증맞은 작은 집이 있는데 경비실입니다. 그 맞은편에 있는 3층 집은 '카사 델 구아'라 하는데 관리인의 집이었다 하네요. 현재 경비실은 기념품 샵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카사 델 구아는 역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문 좌우에 있는 두 건물을 보고 있으면, 크림빛 모자익 지붕 아래로 초콜렛빛의 거친 외벽과 아기자기한 창문 장식이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집을 연상시킵니다. 돌로 된 벽과 잘게 부순 무지개 빛의 모자이크 타일은 마치 반짝거리는 거대한 버섯처럼 보이기도 하구요. 그만큼 가우디가 다양한 재료에 대한 이해와 함께 조형적 감각, 색체 감각들을 총체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엘 공원」 입구에서 다같이



자연의 광장 옆으로 숲 속에 보이는, 뾰족한 지붕의 핑크빛 건물이 가우디가 살았던 집입니다. 현재는 가우디 박물관으로, 가우디가 디자인한 가구들과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구요. 시간상 들어가 보진 못했답니다.



구엘 백작의 집

「구엘 공원」 언덕에 아름답게 설계된 이 집은 구엘 백작 변호사의 친구가 자신의 별장을 짓도록 의뢰한 것으로 현재까지 외부인이 살고 있는 유일한 집입니다.


앞에서 「구엘 공원」을 소개할때 잠깐 설명했지만, 구엘 백작은 이곳에 60 채의 전원주택을 지어 분양하는 계획으로 1900년 부터 14년에 걸쳐서 진행했습니다. 아름다운 지역에 사람들이 토지를 사서 자신이 원하는 집을 짓는 구엘 백작의 아이디어는 구엘과 가우디의 노력과 희생에도 불구하고 처절하게 실패를 합니다. 바르셀로나를 내려다 보는 웅장한 전망이 있는 고급 주거 지역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시내 중심가에서 떨어져있고 높은 가격과 까다로운 조건들이 부유층들을 외면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두 채만 짓고 중단되었는데, 두 채 중 한 채는 가우디 집, 다른 한 채는 구엘 백작의 변호사 친구의 별장이었다 하네요.
가우디는 자연을 살리기 위해서 땅을 고르는 것도 반대했고, 인부들이 나무를 자르려 하면 나무를 살리기 위해 설계도를 수정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가우디와 일하는 것은 만만치가 않았다 합니다. 인부들이 붙여놓은 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우디가 다 떼어버렸다 합니다. 그래서인지 「구엘 공원」은 가우디의 자연을 사랑하는 성품과 자연 친화적인 손길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비록 구엘 백작이 바라던 전원도시는 실패를 했지만, 소수 부유층을 위한 전원도시 보다는 수많은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가우디의 작품을 보러 몰려드는 방문객들에게 환상적인 세계를 열어주니, 오히려 그 생명력과 효용면에서는 더 많은 것을 얻었다 할 수 있습니다.



가우디의 혼이 담긴 조각 예술품, 성가족 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이야기는 다음편에 소개하겠습니다.
THA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