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구엘 공원 Park Guell



안토니 가우디와 에우세비 구엘 백작의 만남은 건축가와 의뢰인의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그들의 첫만남은 1878년 파리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였습니다. 가우디가 설계한 스페인의 명품 브랜드 '곤잘로 코메야'의 진열대를 보고 강한 인상을 받았던 구엘은, 가우디의 작업실에서 그가 디자인한 책상을 보고 매료됩니다. 그래서 가우디에게 가구 디자인을 의뢰하고, 주변에 소개하는 과정에서 우정도 쌓여 갔습니다.
1883년에 구엘 가문의 건축가로 임명된 가우디는 구엘과 그의 집안을 위한 건축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구엘 궁전, 콜로니아 구엘 성당의 납골당, 구엘 공원, 가라프의 구엘 포도주 저장고 등 구엘 가문에 속한 모든 건축에 설계 및 시공에 관여하게 됩니다. 1910년에 구엘은 자신의 비용으로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가우디 전시회'를 열어줄 만큼 후원자로서 지지를 했습니다.
안토니 가우디는 그 당시에 앞서가는 몇 명 되지 않는 예술가였지만, 그 시대에는 진가를 인정받지 못했다 합니다. 그의 획기적인 도안은 건축주들의 반발을 샀고, 때로는 건물을 망쳐 놓았다며 멱살을 잡는 건축주들도 있었다 합니다. 하지만 사업가이자 예술과 문학에도 조예가 깊었던 구엘 백작이 가우디의 천재적인 예술성을 발견하고 평생 후원을 했던 것입니다.

에우세비 구엘 백작과 안토니 가우디
구엘 백작과 가우디의 만남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가의 입장에서 가우디의 건축물을 사업에 연관시킬 법도 한데 에우세비 구엘은 그 반대였습니다. 주변에서는 과도한 공사비를 지출한다며 가우디의 방식에 불만을 토로했지만, 에우세비 구엘은 “그 정도의 금액으로 어떻게 좋은 작품이 나오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더 많은 지출을 허용하는 등, 물심양면의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합니다.
바르셀로나 외곽 지역에 방직공장과 주거단지, 병원, 식당가, 상점, 극장 및 교회 등, 노동자들의 복지와 편의시설에 관련된 복합단지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구상할 정도로 앞서가는 사업가였던 구엘백작은 “이전에 아무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내가 지금 시도하지 못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면서 가우디가 추구하는 예술적 시도를 가장 잘 이해했고, 예술적 공감대를 함께 형성해 나갔습니다. 이러한 구엘 백작의 전폭적인 도움으로 가우디는 기존의 건축이 가지고 있는 틀을 깨뜨리고, 그가 추구하던 새로운 건축물들을 창조하기에 이릅니다.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들을 보면 그의 천재성에 놀라고 매혹되지만, 가우디의 예술적 감각을 알아봐주고 후원을 아끼지 않은 에우세비 구엘에게 존경심을 갖게 됩니다. 그가 가우디를 보는 안목이 없었다면, 경제적인 이유로 건축비를 삭감하거나 건축주의 입장에서 관여를 했더라면, 지금 세계가 감탄하고 열광하는 가우디의 걸작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2) 동화 속의 구엘 공원



구엘 공원은 마치 동화 속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이상하고, 특이하고, 꿈 같은 아름다운 장소입니다. 이 공원을 산책하면 가장 깊이 잠자고 있는 상상력도 깨어납니다. 달팽이, 버섯, 나뭇잎, 꽃, 나무 기둥, 코끼리등의 기이한 형태와 모자이크된 대담한 색상의 조합은 색다른 놀라운 세상을 보여줍니다.
구엘 공원은 1900년에 에우세비 구엘 백작이 바르셀로나 외곽 지역이었던 카르멜 산의 부지를 산 후, 주거지 구성을 가우디에게 맡기면서 처음으로 구현되었다 합니다. 인구가 집중되고 비위생적인 도시들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싶어하는 부자들을 위해서, 전원적인 환경에 집을 지어 이상적인 전원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3km에 이르는 길들과, 광장, 계단, 경비실, 그리고 잠재 고객들을 설득하기 위한 모델 하우스까지 지어졌습니다. 그러나 14년 후, 수요 부족으로 분양에 실패를 하여 프로젝트가 중단되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단지가 실패했던 이유는, 주거단지를 예술작품 같이 유지하려는 지나친 이상주의 때문이었다 합니다.
에우세비 구엘 백작은 구엘 공원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숨을 거두었으며, 그의 상속인들은 시청에 구엘 공원의 인수를 제안하여, 시청은 1922년에 구매하고 1926년에 시립 공원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구엘 공원의 전체 조감도
3) 토석 기둥



"인간은 창조하지 않는다. 단지 발견할 뿐이다." -가우디
가우디가 건축한 이 토석 기둥들은 자연의 일부인 듯, 사람이 인위적으로 지어낸 건축물의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기둥에 부착된 돌맹이들은 마치 종려나무의 가지들이 나무껍질이 벗겨진 채로 솟아 있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기둥을 구성하는 돌들은 납작하구요. 조형물들이 화석화된 나무의 실루엣처럼 그 위에 용설란을 심어 전체적으로 생명력이 느껴지게 하였습니다. 자연적 형태와 조형적 형태가 서로 교감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토석기둥의 터널 위에 종유석 처럼 내민 돌 아래서
4) 자연 광장의 세상에서 제일 긴 모자익 벤치



구엘 공원의 중앙에 있는 자연의 광장에 도달하면, 넓은 광장을 빙둘러가며 연결되어 있는 형형색색의 모자이크 장식의 벤치들을 볼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길게 연결된 벤치라 하네요. 구불구불한 구조의 타일로 만들어져 있고 등쪽 중앙이 앞으로 약간 튀어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앉으면 허리곡선과 딱 맞아서 돌로 만들었는데도 편하게 느껴집니다. 가우디가 여러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해서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했다고 합니다.
타일과 유리, 거울 따위를 깨서 모자이크한 '트렌카디스' 기법을 이용했는데 사용된 조각들은 일부러 파쇄하거나 다른 건축물의 잔해들이라 합니다. 공원의 '트렌카디스' 기법을 사용하여 마감 처리한 작품들은 가우디의 조수이자 수제자였던 조셉 마리아 주졸의 작품들입니다. 물론 컨셉과 틀은 가우디의 디자인이구요. 동화적이며, 환상적인 벤치에 앉으면 아름다운 바르셀로나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트렌카디스 기법의 벤치




자연 광장의 물결모양 벤치에서 바라본 바르셀로나 전경, 그너머에 지중해 연안의 수평선이 보입니다. 아름다운 타일로 모자이크 장식을 한 이곳의 벤치는 마치 파도가 넘실거리는 것 같습니다.




가우디는 '색상은 형태를 분명하게 하고 생기있게 해주는 수단'이라고 여겼고, '단색은 무미건조한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형형색색의 타일장식은 그 기법과 형태가 매우 독특한데, 가우디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인부들에게 출근하는 길에 깨진 타일 조각이 있으면 주워오라고 지시하거나, 아주 조심스럽게 배달된 베네치아 타일을 받자마자 산산조각을 내버려 운송업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다양한 색체의 깨진 타일들은 온통 「구엘 공원」을 덮고 있습니다.
"장식에는 색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자연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 중에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식물이나 지형이나 동물의 세계에도 항상 색감의 대비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조건 건축물에 부분적으로든 전체적으로든 색을 가미해야 한다."
가우디의 장식은 형태도 색채도 마치 자연이 빚어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잘게 부서진 세라믹 파편들은 낮에는 햇빛에 빛나고 밤에는 달빛에 반짝거리며 바르셀로나의 많은 연인들을 유혹한다 합니다.

구엘 공원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THANKS
♪♫ Chris Isaak - Can´t Help Falling In Love ♫♪
J & L